죄 많은 소녀 (After My Death, 2017)

2018. 10.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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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를 써보고 싶은데, 그게 보통일이 아닌거 같다. 머리 속에 뭔가 말들은 맴도는데 거기까지라는 나의 말에 나리는 영화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말을 했다. 아 그럼 나는 안되겠다. 나는 굉장히 편파적이고, 대부분의 영화의 경우 잘생긴 얼굴로 사람을 판단하니까. 라고 생각했지만 한 번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 시작이 이 영화가 될 줄은 몰랐지만.


급하게 점심을 먹고 상상마당에서 상영하는 <죄 많은 소녀>를 보러 갔다. 영화관에서 볼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 (무조건 적인) 믿음, (재미있을 것 같다는) 흥미, (저 영화 뭘까 하는)궁금함, 이 세가지가 있다고 하면 이 영화는 세 번째 이유로 선택되었다.


드라마 <구해줘>에서 본 낯선 여자는 주인공인 서예지보다도 나의 시선을 끌었다 (내가뭔데;). 출연배우 정보를 보고 그녀의 이름을 알아내고 행적을 살폈다. 그러고 시간이 흘러 이렇게나 우울한 포스터의 영화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궁금했던 배우에 궁금한 스토리의 영화니 안 볼 수가 없지 않은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이들은 <여고괴담>을, 어떤 이들은 <한공주>를, <파수꾼>을 떠올렸다고 하는데, 내가 정작 떠오른 영화는 일본영화 <고백 (Confessions, 2010)>이었다. '죽음'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무의식적으로 '범인'을 찾으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보게 되지만, 어제 본 영화 <죄 많은 소녀>와 <고백>은 관객을 그렇게 끌고 가지는 않는다. 범인을 추적하는 것을 아주 방해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그게 다가 아니다'를 말하는 것이 영화를 보다보면 느껴진다는 것이 두 영화의 닮은점이다. 그리고 죽은이는 '선善'으로, 그 영향으로 피해보는 사람도 '선善', 복수하는 사람은 '악惡', 주변의 방관자도 '악惡'으로 정하는 구도도 없다. 우리는 모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고, 누구도 확실히 이해할 수 없다. 어쨌든 인간은 누구나 착한면도 악한면도 가지고 있는 존재니까 당연한 것인데도 '착한사람'과 '나쁜사람',을 나누고 '권선징악'을 이야기 하는 이야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줄거리 및 스포일러


전여빈이 연기하는 '영희'라는 인물은 실종되는 '경민'과 마지막 까지 함께 있었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하여 간접적인 가해자로 지목되고, 추궁을 받고, 같은 반 학생들의 비난과 폭력을 받는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죽어버린 경민 때문에 온갖 비난을 받는 여고생의 고통은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다. 심지어 경찰도 선생도. 어짜피 원래 죽으려고 했으니까 '영희'는 다시 자신의 죽음을 완성하려고 하고, 그와함께 일종의 복수도 계획한다. 마지막 까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자신을 가해자라 믿고 있는 '경민'의 엄마와 마지막 식사를 함께 하는 것. 내일 경찰들 질문에 대답 잘 하시라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경민'이 마지막으로 CCTV에 찍혀있던 한강 굴다리를 그녀 혼자 걸어가는 걸로 영화는 끝난다.


<죄 많은 소녀>의 '영희'와 <고백>의 '유코'는 살아남은 피해자로서 일종의 복수를 하지만, 관객은 복수에 통쾌해 할 수도, 그렇다고 그 복수를 '악'으로 판단할 수도 없다. 그렇게 이 불편한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불편하고 찝찝하게 하지만, '그래서 이 영화가 어땠는데?'라고 물으면 '좋았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이야기과 연기로 만들어진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아쉬운 부분


하지만 아쉬운 부분을 몇 가지 언급하고 싶다.


1. 너무나도 전형적인 설정에, 그 전형적임을 너무 오바해서 연기하는 교감선생님.

2. 처음 '이니스프리'장면과, 지하철에서 싸우는 듯한 장면으로 인해 '영희'가 '경민'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설정

3. '다솜(이봄)'역 학생의 여러가지 행동들. (특히 허벅지 사건 왜 넣었는지 모르겠음)

4. '경민'아빠의 무기력함.


이니스프리에서의 '영희'의 살벌한 눈빛


'경민'이 '영희'에게 따지고, 둘이 싸운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


실제는 지하철 이후 상황이지만 영화에서는 후반부에서 보여지는 장면. '영희'의 눈빛이 너무 다르다. 이니스프리에서는 오해하게 만들어놓고.




죄 많은 소녀 (2017)

After My Deah


감독: 김의석

출연: 전여빈, 서영화, 고원희, 유재명, 서현우, 이봄, 전소니, 허동원

제작: 유영식

각본: 김의석

촬영: 백성빈

음악: 선우정아


Daum 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5437

IMDb: https://www.imdb.com/title/tt73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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