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김중업 다이얼로그》 관람 기록

2018. 11. 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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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건축전시 《김중업 다이얼로그 - Kim Chung-up Dialogue》전을 보고 왔다.

조금만 더 미루다간 앙상하고 추운 겨울에 벌벌 떨며 다녀 올것 같다는 느낌에 단풍이 절정*일거라는 주말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보았다.

 

* (단풍절정 = 사람많음 →  사람많은거 싫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파는 스트레스 받을 정도는 아니었고,

전시는 물론 훌륭했으며,

멋들어진 단풍구경도 너무 좋았다.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올라오면 

I·SEOUL·U 가 맞이한다. 

쭉- 직진하면 코끼리 버스 티켓을 파는 곳이 있는데

티켓을 사고 (1,000원)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러면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를 3~5분 만에 갈 수 있다. 

단풍 구경하며 걸어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전시를 보러가면 적어도 1시간은 넘게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해두는 것이 좋다.

 

《김중업 다이얼로그 - Kim Chung-up Dialogue》전

(관람료는 2,000원, 현대카드 플래티넘이면 1,500원,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전시기간: 2018.08.30 - 2018.12.16)

(전시실 내부는 카메라 촬영이 불가능하고 핸드폰으로만 촬영이 가능하다.)

 

김중업 다이얼로그전 전경

 

이번 전시에서는 김중업과 관련된 도서와 드로잉, 도면, 사진, 영상 등 총 3,000여점을 전시하고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그가 남긴 그림과 수첩의 글과 편지, 도면에 남긴 글들이 좋았다.

 

 

프랑스 대사관 사진

 

전시장 안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이번 전시의 구성은 김중업이 열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건축전시의 구성과 비슷하다.

 

사각형 철제 파이프를 이용해 틀을 만들고

수직 파이프에 사진, 도면 등을 걸어놓는 방식.

 

이번 전시에서는

앞-뒤로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우리의 경우 무비판하게 콘크리트 위에 기와지붕을 얹고 완자창을 붙이는 것이 전통이란다면, 이건 차라리 전통의 파괴이겠죠. 비판 없이 이런 작업을 한다면 이건 건축가가 아니라 비문화인입니다. 사실 문화란 굉장한 속도로 변해 온 것입니다.

전통이란 아까 얘기한 바와 같이 이 시각까지 세계 전체에 이루어진 것까지가 전통이지 쭉 한국에 이루어진 것만이 전통일 수는 없어요.

 

김중업이 말이나 글로 남긴 이야기들도 여러곳에 비치되어있다.

 

프랑스 대사관 옛날 모형

 

세월이 녹아있는 탓인지

진짜 잘만들어서 그런건지

옛날 모형이 훨씬 기품이 있다.

 

 

 

이건 계획한 모형.

실제로 지어지진 않았다.

 

후기 르코르뷔지에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 같아 보이지만 조금 더 갔다 싶은 형태.

 

 

 

《종이와 콘크리트》전에서 쓰였던 전시다이(?). 너무 잘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쓰임이 있어 좋다고 생각했다.

 

 

 

도면 보관함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 같은 전시용 가구. 디테일과 서랍레일의 적당한 힘이 좋았다.

 

 

 

이 도면을 유심히 봐야한다.

 

 

정확히 말하면 도면 아래의 글을 보고 도면을 다시봐야한다.

 

 

 

 

 

 

도면 곳곳에서 그의 변태적인 건축사랑을 엿볼 수 있다.

내가 해야하는 꼼꼼한 설계는 피곤하지만 이런건 많이 있어주면 즐겁다.

내가 하는건 싫고, 넘이 한 결과물은 좋아하는 못된 심보.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제주대학교의 본관.

이제는 사진과 모형으로만 남아있다.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과 사진앞에서 좀 오래 머물러있었던 것 같다.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지금도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그 와중에 하루방 디테일이 킬링 포인트)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이런 건물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다.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그나저나 이 모형을 만든 사람도 이름을 남겨줘야 할 것만 같다.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제주대학교 본관 모형

 

모형장인의 이름을 반드시 남겨줘야할 것 같다.

 

 

 

아주 많았지만 그 중에서 몇 개 남겨온 글들.

 

 

민가를 오늘에 살리기 위해서는

민가가 지녀온 근원을 살펴

그 추상성을 새로운 시각언어로

번역 흡수하여 좀 더 구체적인

자신의 구성수법으로

승화하여야 한다.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내면적인 상징세계로 이끌어

올리는 진실된 작업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현대조형의 새로운 공간은

창조될 수 있으리라

건축공간이란 상징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멋이 넘쳐흐르기 마련이기에.

 

 

집이란 빛이 쬐는 곳과 그림자 진 곳이 부각되어 시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 가는 흐뭇한 하나의 교향시이며, 마을이란 조각진 집들의 협주로 구성되는,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비장한 교향시이기도 하다. 비록 그것이 대궐 같은 집들로 즐비한 부촌이 아니라 판잣집으로 다닥다닥한 빈촌일망정.

 

 

12월 18일 (목)

Shoo-boot를 보면서 나도몰으게 눈물이 쏘다저나왔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떨어저있다는것은 무엇보다도 심한 벌인가 보다. KIM이라는 게집애의 아버지는 그애가 자기의 애인이 낫다는 것 조차 몰으는 사이에 몃해가 흘러가고 다시 끗없시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장면에서는 멈출려고 애써도 눈물이 쏘다저 흘른다. 오! 나의 그리운 안해와 원제 다시 만날 껏인가. 얼골조차 몰으는 히검이가 퍼금아 큰다음에야 다시 만날것이라고 생각하면 끝없시 슬프다. 모다들 행복스럽게 보히는 거리에서 그림자 없는 사내처럼 흐터진 가슴을 부퉁켜 안코 비틀거린다.

 

그는 건축뿐만 아니라 감성도 풍부한 사람이었다.

 

 

 

곳곳의 글들을 다 읽고 싶었지만 한자가 섞인 글을 읽기가 힘들다.

 

 

 

폐허는 폐허대로 아름답고, 또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봐요.

 

 

전시장 밖으로 나와서 카메라로 찍어보았다.

저 전시용 벽은 아무래도 김중업의 건국대학교 무슨관 입면을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인다.

 

 

 

1시간반 아니면 2시간 조금 안되게 안에 있었던 것 같다.

밖으로 나오니 들어갈 때는 보지 못했던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곱다 고와.

 

 

 

쿠사마 야요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남겨보았다.

 

나오시마에 갈 예정이라..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이룬 계획이 정말 잘 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땅이 넓어서 이기도 하겠지.

 

 

 

노래하는 남자는 들어갈 때만 해도 열심히 으아어 거렸는데 나오니 퇴근을 한건지 노래를 하지 않고 있었다.

입이라도 다물고 퇴근하지.

 

 

 

내려갈 때는 이걸 탔다.

6,000원.

 

비싼가 싶었지만 또 언제 타겠나 싶어 표를 끊고 타보았다.

하필 노을이 지고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주말인데도 줄이 길지 않아 금방 탔다.

 

 

 

 

미세먼지가 좀 있는 날이었나보다.

그래도 예뻣다.

 

역시 높은곳엘 올라가봐야.... 응?

 

 

여기서 부터는 좀 무서워진다.

 

 

 

ㅇㅇ 좀 무섭다.

아래 그물망과 나와의 거리도 멀어지고,

그물망도 매달려있는 리프트도 튼튼한 것 같지 않았다.

 

 

 

멀리 보면 된다.

뭔가 두둥실 떠가는 느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있다는건 참 좋은 것 같다.

물론 자주 오진 않지만.

 

 

 

이쯤 되니 MG 새마을금고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전시는 훌륭했고,

멋들어진 단풍구경도 너무 좋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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