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중앙 도서관 OODI 방문기록

2023. 3. 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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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멋진 사진 하나 투척하고 시작하기..

사진 Tuomas Uusheimo

 

안녕하세요! 이번글은 지난번 헬싱키 레이오버 5시간 겉핥기 건축여행 글에 이어 겉핥기가 아닌 속속들이 본 건축물 '헬싱키 중앙 도서관" 방문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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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레이오버 5시간 겉핥기 건축여행(깜삐예배당, 암석교회, 카이스마 현대미술관)

레이오버로 헬싱키 시내구경 👀 헬싱키를 구경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레이오버나 스탑오버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유럽여행을 위한 항공편중 저렴한 편에 속해서 핀에어를 선택하는 사람들

cmmn.tistory.com

 

 

헬싱키 중앙 도서관 OODI

📍 5WFQ+F5 Helsinki, Finland (구글맵)

⌚ 월~금 08:00~21:00 / 토,일 10:00~21:00

🌏 oodihelsinki.fi

 

 

 

헬싱키에서 단 하나의 건물만 봐야한다면 헬싱키 중앙 도서관 OODI입니다. 왜 미술관도 종교건축물도 아닌 도서관이냐고요? 사진을 보셨듯이 굉장히 멋진 건축물이거든요.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거나 어린이와 함께 여행중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 될거예요. 헬싱키 중앙역 바로 옆에 있어서 걸어서 5분컷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생겼어요. 헬싱키 중앙 도서관은 웅장한 외관으로 먼저 시선을 압도합니다. 파도처럼 생긴 형상은 막상 가까이 서면, 덮쳐오는 파도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핀란드산 33mm 두께의 가문비 나무가 덮어주는 아늑한 처마처럼 느껴집니다. 

 

핀란드의 건축사무소 ALA Architects에서 설계했어요. 연면적이 무려 17,250제곱미터로 5,200평정도 되는 넓이입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도 멋있는 OODI 영상이 나오네요.

 

핀란드 독립 100주년인 2018년 개관을 위해서 2008년부터 착수한 공공프로젝트로, 디자인은 물론, 내부 공간과 도서관 시스템까지 굉장한 짜임새와 밀도로 구성되어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정말 한층을 올라가며 공간을 마주할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감탄은 공간 형태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각종 마감과, 각종 표시 사인물, 가구, 조명, 창, 빛 모든 것들로부터 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핀란드는 오래전부터 공공도서관에 대한 확고한 국가 철학이 있습니다. 핀란드 내 모든 지자체에서 공공도서관 확보를 필수로 하며, 도서관 이용자체가 핀란드 국민의 권리 입니다. 그리고 이 헬싱키 중앙 도서관은 외국인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어요.

 

도서관 개관 목표 10년전부터 시는 많은 준비를 하는데요, 우선 시민들에게 '꿈'에 대해서 물었다고 합니다. 10년이라니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프로젝트 기간이죠. 우리나라는 무조건 4년안에 밀어넣어야 합니다. 시장 임기기간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 서울 하늘공원에 만들겠다는 '서울링'인가 뭔가도 25년에 착공하겠다고 하는 것이고요? 

 

암튼 헬싱키는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오랜시간 논의를 거쳐 지금의 공간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도서관에서 근무할 사서들과 다른 직원들과도 깊은 논의를 거쳤다고 합니다. 시민과 시관계자, 도서관 직원과 건축가의 비전을 조율하여 만들어진 곳이죠.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도서관은 책을 보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책이 10만권이 있지만 3층 서고 공간의 1/3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대신 문화적 접근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죠. 

 

멋진 공간의 카페를 비롯해 체스를 두는 공간은 물론 영화관과 소리를 내서 책을 읽거나 구연동화를 할 수 있는 공연장도 있습니다. 2층에는 다양한 제작실과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는 게임공간도 있습니다. 3층에 올라가야 비로소 책을 만날 수 있는데요, 딱딱한 서가와 열람실이 아닌, 다양한 형태와 배치의 가구들로 구성되어 있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어요. 3층에도 까페가 있구요.

 

시민들의 '꿈'을 모아 만들어진 공간이니 만큼 남녀노소는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자유롭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멋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많이 부러웠습니다..

 

층 곳곳에 안내도가 붙어 있어요. 각각의 재료는 도서관에 쓰인 주요 마감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네요.

안내도에는 각 실의 위치가 핀란드어, 스웨덴어, 영어로 써있고요, 장애인 시설과 자전거보관소 등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북유럽국가들의 복지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다. 그 중에서도 핀란드를 비롯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복지정책은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죠. 이들 나라의 복지강국이 유지되는 데에는 투명한 관리과 철저한 운영전략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이 기본값! 디폴트!! 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거리와 쇼핑몰 등 어디에서든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유모차를 끄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와 함께 이동을 하고,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기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들이 여럿 있습니다. 바닥에는 요철이 없어야 하고, 경사가 너무 심해서도 안됩니다. 엘리베이터도 최대한 최적의 위치에 있어야 하죠. 유모차의 경우에는 임시로 보관할 공간도 필요합니다.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많은 제약이 따를 뿐만 아니라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거리로 나올 수가 없겠죠. 이는 휠체어를 타고 유모차를 끌고 나오기에 큰 제약이 없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애플의 엔지니어 교육자료 중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할 때의 교육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인상깊은 부분은 "장애가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합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제품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뿐입니다.", "지팡이나 휠체어 같은 보조기기는 고객의 신체 및 개인공간의 연장선으로 간주합니다."  사용방식이 다르고 사용하는개인 공간의 범주에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제약을 느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비장애인 내가 아무리 잘 계획되어있다고 한들, 직접 겪는 이들의 경험을 직접 알 수는 없으나. 여기 도서관에서는 장애인은 물론 유모차 이용자들의 이용에 제약이 없게끔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들은 비장애인들의 이용에도 오히려 득이 되는 것을이었습니다. 

한쪽에는 해당층의 안내도가 큼직하게 있습니다. 평면도와 비상동선, 텍스트가 요철로 되어있고, 사진으로 보이지 않지만 점자 안내도 다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형태가 다르지만 바닥에는 점자안내가 꼼꼼히 되어있었습니다. 실선으로 방향이 안내된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1층에는 인포데스크와 책 반납 공간은 물론, 카페와 체스를 둘 수 있는 공간, 영화관과 세미나실이 있습니다. 수직 이동은 중앙의 원형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우선 중앙 원형 계단으로 올라가봅니다.

 

2층에는 도서관인가? 싶은 공간이 등장합니다. 여기는 활동적인 공간입니다. 갖가지 제작을 할 수 있는 기계와 실들이 있고, 스터디룸, 게임룸 등이 있습니다. 대형 플로터, 3D프린터, 재봉틀, 레이저 기기를 실제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어요. 신기한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이분들이 재봉틀이며 3D프린터며 사용하고 있었어요.

 

 

사인들은 간결하면서도 확실하게 붙어 있습니다. 

 

자유롭게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들도 있고요.

 

 

 

3층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꼭 봐주세요!

 

 

3층의 열람실의 웅장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곳에는 약 10만여권이 책이 있어요. 하지만 사람 키보다 낮은 책장으로 인해 공간이 전혀 답답해 보이지 않습니다. '책의 천국' 이라고 불리는 3층 공간은 실제로 책은 이 공간의 1/3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해요. 책을 대여하는 목적 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360도 열린 헬싱키 시내를 바라보고, 테라스에서 광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시민들에게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방에 뚫린 창과 마치 눈 속에 있는 듯한 천장이 공간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지금부터 대량의 사진이 방출됩니다.

 

겨울나라니 만큼 신발에 스파이크를 별도로 부착하고 다니나봐요. 에스컬레이터와 출입구 근처에는 이렇게 의자가 하나씩 있습니다. 의자도 너무 예쁘죠.. 안내문도 그냥 종이 프렌터 해서 안붙이 저렇게 다 일일이 의자에 프린팅 되어 있음..

 

천장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감지기로 보이는 설비시설 외에는 다른건 붙어있지가 않아요.
네 미끄럼놀이 하면 안되구요.
가장 높은 곳입니다.
애정행각도 하고 있어요.
신문코너.
아 진짜 너무 좋다..
책장의 상단 모서리는 날렸습니다. 높이가 낮으니 아무래도 위험하겠죠?
소방시설 안내는 큼직큼직 하구요.
유모차 주차장이 있습니다.
어린이들 영역입니다. 어른이 가도 되긴해요. 하지만 여긴 신발을 벗어야합니다.
신발벗고 오는 공간.
바닥의 높낮이가 있는 만큼 한쪽에는 경사로가 있습니다.
이렇게요.
보드게임도 왕창있고요.
운치가 미쳤습니다. 지금 눈이 쌓여있는 바깥은 원래 테라스인데 눈이 쌓여서 나갈 수가 없어요.

 

원래는 저기 사람들이 나와있는 테라스 저 곳입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눈밭을 걸어다닌 피곤한 여행객은 핀란드 디자이너 이에로 아르니오의 볼체어에서 여독을 풀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게 남았습니다. 

이 도서관의 마스코트가 있거든요.

 

책정리하는 로봇입니다. 신기해서 따라다니면서 혼자 씩씩하게 엘리베이터 타는 뒷모습까지 지켜봤어요. 궁금한게 많았지만 무심히 떠나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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