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 (지도로 보는?) 김금희 『대온실 수리보고서』

2025. 1. 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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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보고서』

김금희

창비


416쪽

128 x 188 mm

18,000원


 

 

  •  오랜만에 한국 장편소설을 읽었다.
  •  김금희작가의 장편을 읽는건 이번이 처음. 
  •  마쓰이에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가 생각났다.
  •  하지만 다름. 많이 다름. 이야기의 레이어가 상당히 많음.
  •  아래에 이어지는 글은 서평도 독후감도 아니다.
  •  그냥 책을 읽고나서 기록해두고 싶은 자료(?) 정도가 아닐까 싶음.

 

 

1. 창경궁과 원서동

 

『대온실 수리보고서』장소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이야기는 1940~50년대와, 영두의 중학교시절, 그리고 '현재'인 2020년대의 창경궁원서동이 중심이고 그리고 현재의 강화도를 오고간다. 소설속 장소와 지명이 실제로 있는 곳이라 그 장소들을 아는 사람이라면 소설에 이입하기가 좀 더 수월할 수있다.

 

화자인 영두는 장소(창경궁, 원서동, 강화도)와 시간대(일제시대 및 한국전쟁 시기, 중학교시절, 현재)를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오고가서 초반에는 소설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는데 시간이 걸렸다. 책의 첫장에 창경궁의 지도가 참고용으로 나오지만, 사실 가본적 없는 사람이라면 (다녀온 사람이라도) 그 전경이 잘 그려지기란 쉽지 않다. 특히 원서동과 창경궁과의 관계, 유화언니와 만나던 혜화동과의 거리감 같은 것들은 아무래도 실제 그 장소를 아는 사람들에게 수월하게 읽히는건 당연하지 싶다.

 

 

💡 그래서 만들어본 지도..

 

 

원서동은 창덕궁과 창경궁을 기준으로 요상하리만치 길쭉하게 옆에 딱 붙어있다. (서울에서도 특히 종로구의 동경계는 요상하기로 유명하다. 좁은 골목에서도 한발짝씩 움직일 때마다 동이 바뀌는 수준. 앞집 옆집 뒷짚이 동이 다 다른 경우도 부지기수다.) 암튼 소설에도 등장하는 빨래터도 지금 지도에서도 표시되어있다. 아직 『대온실 수리보고서』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소설에 등장하는 문자 할머니의 '낙원하숙' 도 저 어디쯤이라고 상상하면서 소설을 읽으면 좋을 듯 싶다. 

 

 

2. 홍화문, 월근문, 춘당지, 대온실


그리고 생각보다 춘당지와 대온실은 원서동에서 걸어서 갈려면 꽤 걸어야 한다. 원서동의 '낙원하숙'에서 나와 밤길을 걸어 '홍화문'을 지나쳐 '월근문'으로 들어가 '춘당지'에서 스케이트를 탈려면..어후... 10대의 체력이어서 가능했을지도..? 

 

 

 

3. 창경원, 동물원, 대온실..

사진1. 춘당지 위로 지나가는 케이블카 (1970년)

 

1909년. 지금으로부터 약 116년전.  창경궁은 '창경원'이라는 유원지가 되었다. 해방후에도 계속 서울시민의 유원지 역할을 하다가 1983~1986년에 동물원과 유원지 시설을 철거하고 지금이 창경궁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일이라 1980년대를 서울에서 보낸 사람들이라면 기억에 남아있는 장소.

 

라는데 춘당지 위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모습은 마치 합성처럼 느껴진다..

 

사진2. 홍화문보다 키가 큰 기린의 고개를 숙이게 하는 모습...

 

쿠마 센세이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 (당연...)

사진3. 창경원 식물원과 대온실 (1971년)

 

 

 


4. 독후감

 

1) 일제시대의 잔류 일본인의 이야기에 측은한 서사를 부여했다는 것에 이 소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인데, 작가는 그시절 역사의 '생존자'인 대온실과 마리코, 문자 할머니. 그리고 중학생시절을 버텨내고 대온실 수리보고서를 쓰게된 영두, 산아를 만나 이해받게된 스미. 그들 모두 '생존자'로 바라보고 썼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2) 문자 할머니가 때때로 뱉는 일본어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가보던데, 그 외에도 소목이 뱉는 독일어와 업계 전문용어(?)들도 한국어만 알고 업계용어를 모르는 독자가 읽기엔 피차 다 불편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 독일어는 기본 인사와 앞뒤 문맥으로 이해 가능하기도 했고, 소설에 등장하는 일본어와 업계용어를 대충 알아들을 수 있어 괜찮긴 했지만, 특수한 단어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었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3) 처음에는 산만했으나, 너무도 다층적인 레이어가 겹쳐진 이야기 덕분에 정신 바짝 차리고 읽을 수 있었다. 더구나 실제 장소가 등장하는 터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도 했고. 정말이지 너무나 다 다른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를 이해해보려 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이해 안되는 인물들도 분명 있지만 현실에서도 그렇든 그런건 그런대로 넘겨버리면 그만이니까.

 

 

 

 

 

 
대온실 수리 보고서
마음에 이는 무늬를 섬세하게 수놓으며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증명해온 소설가 김금희가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김금희 소설세계를 한차원 새롭게 열며 근래 보기 드문 풍성한 장편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저자
김금희
출판
창비
출판일
2024.10.04

 

 

 


사진1. 춘당지 위로 지나가는 케이블카 (1970년)

https://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276.html

 

창경궁 케이블카의 추억과 못 이룬 꿈

[Now Then] 종로구 창경궁로 창경궁

www.seouland.com

 

사진2. 홍화문보다 키가 큰 기린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2/2017041202188.html

 

[시간여행] '벚꽃하면 창경원'이던 시절

시간여행 벚꽃하면 창경원이던 시절

www.chosun.com

 

사진3. 창경원 식물원과 대온실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rt/wrt/view.do?wrtSn=13299161&menuNo=200018

 

1971년_창경원 식물원

1970년대 창경원 식물원의 대온실과 주변 풍경을 촬영한 흑백사진이다.

gongu.copyr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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