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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망에 익숙해서》희석1990년생인 작가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한국의 정치인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그의 나이 7살이었다. 7살이 무슨 국회의원 선거를 기억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가 풀어낸 기억을 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었을만 하다. 부산에서 태어나 정치나 국가에 대한 신념은 커녕 이해도 없이 자라왔던 청소년시기, 대학생 시절 어떤 계기로 자신의 무지를 되돌아보다가, 이런저런 일들을 거쳐오며 2024년 초반 까지의 굵직한 한국의 이슈들이 펼쳐진다. 이 책의 내용은 물론이요 작가의 필력(?)또한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아주 개인적이면서 아주 핵심적인 한국의 최최최 최근현대사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책이라고 홍보하고 싶을 정..
11월도 끝이났다. 한 해 마무리를 기념하기 위한 식당 예약도, 내년의 운세를 들어보기위한 점집 예약도 전부 치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특별한 마무리나 특별한 새해 준비에 의미를 두었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언젠가엔 새해를 제주도에서 맞았고, 언젠가엔 강원도에서, 또 언젠가엔 바르셀로나에서 새해를 맞기도 했었다. 기억 나지 않는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은 아마 잠든채로 맞았었겠지. 그게 뭐 중요한건 아니고 지금은 11월의 시간을 돌아볼 때.11월의 첫 날은 건축사시험 합격자발표가 있던 날이었고, 그 다음날는 간헐적 등산팟 등산가는 날. (등산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자락길 걷기이긴 함)11월이라고 하기엔 높은 기온과 초록이 아직 많이 남은 나무들을 보며 확실히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들었..
결론: 꿈이냐 생시냐.
9월 그럭저럭 9월도 지나가버렸다. 첫째주에 어영부영 시험을 치고나니 얼라리요 추석이다. 그러다 도대체 이놈의 더위가 언제끝날작정인가 하다가 자고 일어나니 여름이 갑자기 야반도주. 하루아침에 선덕해진 저녁공기로 바뀐 지금 정신차려보니 9월의 막바지라고. 7월말에 접수한 인허가는 두 달째 멈춰있다.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판단이 안선다. 지금의 느슨함이 얼마뒤 배가된 일거리러 쫓아올까봐 찝찝하다. 느슨함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빨리 후다닥 끝났으면 하는 심정이 공존하긴하는데 또 막 그렇게 까지 깊게 생각하는건 아니고. 9월의 페스티벌은 날씨도, 음악도, 함께한 사람도 이전과는 달랐다. 색다른 재미가 추억이 되었다. 가능한 인연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난 참 행운. 오랜만에 집에..
르코르뷔지에 미워 여기, 1938년생의 할아버지 일본 건축가가 있습니다. 이름은 요시다 켄스케(研介 吉田). 아마 건축을 공부한 사람이어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이름일겁니다. 그리고 건축을 공부했다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가 있습니다. 요시다 켄스케 보다 훨씬 할아버지인 1887년생이죠. 르 꼬르뷔지에는 현대건축에 있어서 굉장히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가 제창한 도미노 시스템, 모듈러, 근대건축의 5원칙 등은 지금은 현대건축에 으마으마한 영향을 끼쳤죠. 특히나 일본에서 르 꼬르뷔지에의 인기(?)는 한국에서 보다 더 대단한데요, 일본에는 르 꼬르뷔지에가 설계한 미술관(국립서양미술관)이 있어서인지 르 꼬르뷔지에가 언급되는 건축 도서들은 판매 부수가 월등히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런 ..
계절이 변해가는걸 하루하루 알아차릴 수 있었던 동네 4월 4일 4월 18일 4월 25일 4월 초록
Apr. 2021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The Most Honest Confession: Chang Ucchin Retrospective 2023.09.14. ~ 2024.02.12.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MMCA Deoksugung 📌전시소개 장욱진(1917-1990)은 한국 근현대 화단에서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2세대 서양화가이자, 1세대 모더니스트이다. '지속성'과 '일관성'은 장욱진 그림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태도를 보여주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현재 알려진 작품들만 헤아려도 유화 730여 점, 먹그림 300여 점으로 그 수가 상당하다.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 가족..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Wonder Blocks》 국제갤러리 한옥 2023.3.10. ~ 4.16. 무료 국제갤러리 한옥에서 열리고 있는 《장 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Wonder Blocks》를 보고왔습니다. 바깥에서 보이던 책이 놓여진 선반은 안에서 보니 기존 한옥의 기둥 목재의 톤은 물론, 배치와 설치가 세심하게 고려되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런 것에서 또 재미를 느끼곤 합니다. 피에르 잔르네의 강의실 체어도 한쪽에 자리잡고 있고요. 아카이빙용 책이라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장지문 중간을 거즈? 명주? 같은걸로 해놓아서 중정마당이 비밀스럽게 보입니다. 두 번째 전시공간은 물을 열고 나와서 뒤쪽으로 가야합니다. 바닥에는 국제갤러리의 각 공간들의 안내 화..
서울 용산 한남동에 있는 워킹위드프렌드(WORKINGWITHFRIEND)에 다녀왔습니다. 워킹위드프렌드, WWF는 허재영과 손상우를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친구들과의 협업 갤러리 프로젝트'이다. 분야에 따라 두 사람이 협업 속 구심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친구들이 그 자리를 지키기도 한다. 미술, 디자인,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두 사람은 무한한 우주 속에서 친구들과 여러 구심점을 만들어내며, 서로의 변주로 합주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WWF @WorkingWighFriend 허재영 @jae_huh 손상우 @buddahduck 워킹위드프렌드(WWF)는 2022년에 지어진 건물 3층과 4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준공된 건물입니다. 원오원 아키텍츠에서 설계했고요.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
2023년 3월 7일, 45번째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eaperfield, 1953-)입니다. 시상식은 5월 그리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우리나라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설계했죠. 이번 수상작 목록에도 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이 들어가있어요. 외관을 둘러싸고 있는 알루미늄 핀의 환경적인 역할, 건물 입주자와 방문자 거리를 지나는 사람의 관계에 대해 높이 평가했습니다. 치퍼필드는 저도 좋아하는 건축가이기도 하고 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축가 중의 한명이었는데요, 이번 프리츠커 상 결과를 통해 그가 이루어온 작품과 그의 건축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에 대해서 다시 정리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A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