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월도 끝이났다.
한 해 마무리를 기념하기 위한 식당 예약도, 내년의 운세를 들어보기위한 점집 예약도 전부 치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특별한 마무리나 특별한 새해 준비에 의미를 두었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언젠가엔 새해를 제주도에서 맞았고, 언젠가엔 강원도에서, 또 언젠가엔 바르셀로나에서 새해를 맞기도 했었다. 기억 나지 않는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은 아마 잠든채로 맞았었겠지. 그게 뭐 중요한건 아니고 지금은 11월의 시간을 돌아볼 때.
11월의 첫 날은 건축사시험 합격자발표가 있던 날이었고, 그 다음날는 간헐적 등산팟 등산가는 날. (등산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자락길 걷기이긴 함)
11월이라고 하기엔 높은 기온과 초록이 아직 많이 남은 나무들을 보며 확실히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월에 반팔티를 입은 것도 모자라 걸으니 땀이 나는 상황. 이런 적이 있었던가 떠올려 봐도 기억나는 건 없지.
조금 더 올라가니 그래도 가을은 가을이다.
홍제동에 다가올 때쯤 나타나는 메타세콰이어숲은 정말 장관 이었다.
이렇게 빽빽한 메타세콰이어 숲은 처음 보았다.
멋있어..
가을을 코앞에서 직관한 기분. 너무 좋았다.
홍제동에서 버스 기다리기.
멋.
어느새 색이 바뀐 성북천.
예쁘다.
오늘은 좀 다른 빛.
그리고 처음 가 본 카페.
뽀빠이랑 브루츠가 있고. 재미있는 사진집도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
조금 특이한 입면의 주택을 보았고.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갔다가 사진 포스터도 구매하고 잘익은 감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찾은 안산 자락길.
주황 가을을 코앞에서 맞딱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