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가든.. 좋아하세요?? (230804 펜타포트에서 엘르가든을 만나다)
🎸 파워 오브 뮤직
지금의 50-60대들은 7080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를 찾았고, 30-40대들은 90년대의 음악이 나오던 '밤과 음악사이'를 찾았습니다. 2018년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방영을 보며 많은 이들이 즐겁고 반가워했었죠. 사람들이 예전에 듣던 음악을 다시 듣거나, 그 음악이 나오는 곳을 찾는 이유, 즐거워하는 이유, 반가워 하는 이유, 그리고 동시에 추억에 잠기고 아련해지는 이 모든 것들의 이유는 분명 '음악의 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그시절의 SES를 좋아했건 좋아하지 않았건, 상관없이 그 때에 들었던 노래를 지금 들으면 잠시나마 그 때로 나를 되돌려놓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게 음악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시절 그냥 들려오던 노래도 그러할진데, 내가 좋아했던 주구장창 들었던 음악을 20년이 지나 그 때 그 아티스트가 무대를 한다면? 그건 얼마나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2023년 8월 4일에 말이죠.
😮 엘르가든이 한국에 온다고??
2023년 5월 26일에 무슨 일이있었냐구요..? 유서깊은(?) 한국의 락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의 2차라인업이 뜬 날입니다.

올해 후지록페스티발에 뜬 엘르가든을 보고 일본행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사람 중 한명으로써 고민할 것도 없이 8월4일 금요일의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이 때부터 8월까지 살아갈 원동력을 돈주고 산 셈이죠.

그리고 드디어 8월 4일. 미리 써놓은 연차였지만, 체력이 많이 후달리는 할미둘은 늦잠자고 쉬다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집을 나서봅니다. 대낮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낮시간대 공연을 즐겼다간 결국 중요한걸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게 남은 관객으로서의 체력의 질이 가늠이 안되는 상태였거든요.

송도에 내려 달빛공원으로 가는길엔 같은 시간대에 입장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는데, 다들 모두 아재들이었다는 점. 에 깊은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화창하고 높은 8월의 하늘이 아름답습니다. 이날씨에 일찍 왔더라면 엘르가든 보기도 전에 집으로 돌아갔을 지도...

얼마만에 차보는 팔찌인가....

입장하니까 페스티벌 여신 백예린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쪽에 많이 가 있어서인지 알콜부스는 비교적 한산. 바로 한 잔 마셔주고요.
추가로 음식과 맥주를 더 사서 키린지가 막 공연을 시작한 무대 뒤쪽으로 갔습니다.

새소년의 보컬 황소윤님이 키린지와 무대를 함께 하기도.

엉망진창인 음식 주문 시스템으로 한참 기다려서 소세지와 타꼬야끼를 사고, 백예린님의 무대가 끝나고 나니 갑자기 길어진 알콜부스의 줄에서 또 한참 기다려 소중한 맥주를 사왔습니다.
언니들은 한 잔씩 살 수 없어요. 한잔 그거 금방 홀랑 마셔버릴텐데, 다시 줄서는거 싫거든요.. 집에서 미리 얼음을 넣어온 텀블러에 맥주를 넣습니다. 얼음 때문에 물 탄 맥주 되는 것도 싫지만, 미지근한건 더 싫거든요.
이제 곧 나의 여신 김윤아 무대 보러 메인스테이지로 이동합니다. (메인스테이지 이름 KB 국민카드 스타쉽 스테이지인거 넘무 이상)

얼마전 단독 콘서트의 컨셉&스토리라인과 일맥상통한 셋리스트였는데, 연세대 백주년 홀에서 있었던 콘서트와 페스티벌이 분위기, 온도, 습도가 완전히 달랐어요. 달라서 그래서 둘 다 너무 좋았어요 정말.. 엉엉.. 정말.. 최고야 김윤아...😭

윤아언니 무대 끝나고 앞으로 앞으로 이동해봅니다. 호솜상 가까이서 보고 싶거든요.. 같이간 동생은 호솜상의 HIATUS와 MNO EYES 활동시절 내한했을 때 봤던 적이 있었던 터라 오랜만에 본다는 설레임으로 + 나는 난생 처음! 본다는 설레임으로 엘르가든의 무대가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뒤쪽으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군요.
후아 두근두근... 🔥

해골 올라올 때 부터 헝분의 도가니🔥
4명 다 올라오니까 더 흥분 🔥
등장하자마자 바로 곡 부터 뽑아 재끼고, 나와 비슷한 기분으로 그들을 맞이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미친듯이 Breathing - Space Sonic - Supernova - Cheesecake Facory를 들으며 부르며 풀쩍풀쩍.
아.. 나 뛸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이 시간을 너무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과
이 시간을 너무 집중해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여
이날 찍은 영상들은 초점도 맞지않은채 굉장히 흔들리고, 사진 또한 마찬가지로 남았습니다. 오히려 그 때의 내 상태까지 담긴 것 같아 그게 또 마음에 들기도 해요. (그리고 유투브에서 고화질 영상을 찾아 다녔습니다.)

베이스 치는 타카다.

기타치는 우부카타.

드럼의 타카하시.

그리고 상탈을 좋아하는 50대 아저씨 호솜상.
예.. 감사합니다..

한시간이 좀 넘는 시간동안 무려 21곡을 부른 당신들은 도대체 그 시간동안 나이를 먹지 않은건가요..?
🔥보내기 싫은 엘르가든
1998년에 시작하여 2008년에 활동중지를 선언하고 각자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2018년 재결합소식을 알린후 2022년에 새앨범을 발표하기까지 긴 시간만큼 긴 서사가 있었겠지만 다 제쳐두고 그냥 '오늘 최선을 다할게!' 라는 마음으로 혼을 빼앗아버린 그들.
중간중간 한국어로 준비해온 멘트는 그들의 내한만으로도 충분했을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었고, 공연천재 답게 앵콜을 예상하고 앵콜곡으로 Marry Me를 준비 ("옛날 생각나네요~ CM송 기억나요~?" 라는 멘트도 준비해 옴)해온 그들. 재결합 후 Marry Me를 공연에서 부른 적은 없었기에 관객들이 앵콜을 외치며 동시에 약속이나 한듯이 '메.리.미'를 외쳤을 때 그들도 우리들 만큼이나 짜릿했겠지....?
🔥 다시 또 올게!
그렇게 공연을 휩쓸고 간 직후 인스타그램의 엘리가든 계정에서 공지가 바로 올라왔습니다. 10월에 한국에서 콘서트를 한다고요. 이 날의 공연으로 몇 달을 살아갈 힘을 얻은 것 같았는데, 더 큰 힘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티케팅을 성공한다는 전제하에서요. (성공했습니다.)
🎸 셋-리스트
- Breathing / The End of Yesterday (2022)
- Space Sonic / Space Sonic (2005)
- Supernova / Pepperoni Quattro (2005)
- Cheesecake Factory / The End of Yersterday (2022)
- Mountain Top / The End of Yesterday (2022)
- Fire Cracker / Eleven Fire Crackers (2006)
- Stereoman / Space Sonic (2005)
- The Autumn Song / Missing (2004)
- No. 13 / Bring Your Board (2003)
- Missing / Missing (2004)
- Perfect Summer / The End of Yesterday (2022)
- Santa Claus / Don't Trust Anyone But Us (2002)
- Sliding Door / Don't Trust Anyone But Us (2002)
- Salamander / Salamander (2006)
- Jitabagu / Jitabagu (2003)
- Star Fish / Pepperoni Quattro (2005)
- Bin ni Ireta Tegami / The End of Yesterday (2022)
- Make A Wish / Pepperoni Quattro (2005)
- Strawberry Margarita / Strawberry Margarita (2022)
- (앵콜) Marry Me / Riot On The Grill (2005)
- (앵콜) Pizza Man / Pepperoni Quattro (2005)
펜타포트 공연당일 엘르가든 인터뷰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32060&bigcateidx=11&subcateidx=61&view_tp=1
Neo Music Communication IZM
Pepperoni Quattro 엘르가든 유수봉 2005 1957
www.izm.co.kr

그리고 퇴근하는 나락락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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