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건축 그리고 디자인

2020. 4. 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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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의 지속으로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로 역사에 기록될 시간안에 살고 있다.  2월 중국의 우한에 8일(10일이라는 곳도 있음)만에 완공한 1000명 병상의 '훠선산 병원'의 소식을 들을때만 해도 정말로 먼나라 이야기인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널리 퍼지고 이렇게 장기간 지속되지 않았다면 건축계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병원과 전국 각지에 있는 기업 연수원 등으로 추가적인 건축공사 없이 잘 버텨내고 있다. 마스크 공급도 원활해 지기도 했고. 최전선에서 일하는 분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계시지만, 그 분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어느정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일상에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 도 같고.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우리나라보다는 해외에서 여러 브랜드와 각 분야의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와 상품이 더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역시 아이디어는 똥줄이 타야 나오는 것인가..)

 

아무튼 몇몇 디자인 포털에서 건축분야의 아이디어도 다수 볼 수 있었다.

 

 

새로운 병원의 형태

 

 

코로나 초기에 굉장히 이슈가 되었던 사례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중국 우한의 '훠선산 병원' 건설 현장 영상. 무려 10시간 짜리 영상이다. 

 

4월초 영국 런던에서는 건축&엔지니어 회사 BDP에 의해 컨벤션 홀 ExCel을 500명 수용이 가능한 임시병원으로 개조했다고 한다. (중국은 가건물이긴 하지만 8일만에 병원하나를 지어버렸는데.. 대륙의 스케일은 따라갈 수도 따라갈 일도 아니니까..) 자원낭비도 적고 환경에도 덜 해로운 방법인 기존건물을 활용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 어짜피 대규모 공간에서 열려야할 행사는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으니까. 혹시모를 태풍이나 지진(?)등의 재해에도 더 안전할 것이고. 화장실은 물론 왠만한 설비가 다 갖추어져 있으니. 런던의 ExCel외에도 뉴욕의 Javit Center, 시카고의 McCormick Place도 임시병원으로 개조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ExcCel Centre converted into temporary Hospital by BDP, photo ⓒ BDP

 

 

 

그래픽 작업까지..!, image ⓒ BDP

 

 

 

 

컨테이너 케어 유닛

이탈리아 건축가 Carlo Ratti와 Italo Rota는 집중케어팟(Intensive-care pod)이라는 컨테이너를 디자인했다. 여기 사람들은 애초에 의료시스템과 정부와 국민들의 행동방식부터 정비해야할텐데 싶지만.. 그건 건축가의 몫은 아니니 어쨌든 건축가는 건축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겪지 못한 시대의 초기에 아이디어를 내어 주목을 받는 것 또한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런데..

 

 

unit, image ⓒ CRA-Carlo Ratti Associati with Italo Rota

 

 

 

 

두 명을 한 곳에서? 

 

 

 

 

unit, image ⓒ CRA-Carlo Ratti Associati with Italo Rota

 

 

이게 과연 합리적인 방식인가, 이들은 이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의료진이 그 거대한 방호복을 입고 저기에서 치료를 하는게 가능할까 하는 여러가지 의문이 든다. 저 작은 공간에 환자 둘을 집어넣는다는 발상 자체부터 이해가지 않지만.

 

 

다른 디자이너들은 뭐하고 있나.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을려면 차라이 이런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나비미안계 독일인 디자이너 Siedentopf의 에브리데이 아이템 마스크 시리즈이다.

 

 

 

비위에 거슬리는 이미지들도 있어서 썩 유쾌하진 않지만, 그만큼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디자이너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더 많은 사진이 보고싶은 분들은 여기로. 

 

 

다시 건축으로 돌아와서.

 

공항을 병원으로

독일의 Opposite Office는 아직 문을 열지않은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공항을 슈퍼병원(Superhospital)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Opposite Office 대표 베네딕티 하르탈은 보건부 장관 젠스 스판에게 아직 오픈전인 22만 제곱미터의 새 공항을 임시병원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Superhospital BER 이라고 명명한 임시 병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독일이 더 안좋은 상황에 처하게 되는것에 있어 도움이 될거라고 믿고 있다고.

그런데 이걸로 괜찮을까. 건축가는 조용하고(calm) 안전하고(secured) 편안한(relaxation) 공간이라고 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제안의 현실성을 떠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디자이너로서 무언가를 계속 끄집어내는 일은 멋진 일이다. 당장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한 대안을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그걸 실행시킬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공개 서한을 보낸 것도 멋지다. 생각도 하지 못했거나, 생각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일테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고생하고 계신 분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전하며 아무쪼록 모두가 어서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 올린 글.

 

코로나로 배운 것들

1. 중국은 미사일 한 방 안 쏘고 3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고
2. 유럽인들은 보이는 것 만큼 배운 사람들은 아니었다.
3. 부자들이 실제론 가난한 사람보다 면역이 좋은 건 아니고
4. 사제나 푸자리(힌두교 사제), 우스타드(아랍어 사제), 점성가는 환자 하나 살리지 못한다.
5. 축구스타 보다 의료 종사자들이 훨씬 갑어치 있고
6. 소비 없는 사회에 석유는 무쓸모다
7. 우리가 격리되어 보니 동물원 동물들 심정을 알겠고
8. 인간의 간섭이 없으니 지구는 더 빨리 회복된다.
9.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도 일 잘하고
10. 정크푸드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11. 위생적인 삶도 그리 어렵지 않고
12. 남자도 요리가 가능하고
13. 미디어는 헛소리로 가득하다.
14. 배우들은 영웅이 아닌 그저 연예인일 뿐이고
15. 삶은 깨지기 쉬어서 소중히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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