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여행.

2018. 11. 15. 21:21
반응형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 Naoshima 에 다녀왔다.

 

「나오시마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지만 저렴한 에어서울 항공권 덕분에 적은 돈으로, 좋은 날씨에 일본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오시마와 테시마를 비롯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와 관련있는 섬들을 방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북쪽의 타마노시 우노항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 첫번째 이고, 다카마쓰시 다카마쓰항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 두번째 방법이다. 일본의 다른 도시에서 간다면 타마노로 가서 배를 타는 방법을 주로 택하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 갈 때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에어서울 Air Seoul 다카마쓰 직항이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는 위의 지도에 표시한 12개의 섬에서 3년마타 열리는 예술축제를 말한다. 이전 트리엔날레는 2016년에 열렸으니, 다음은 2019년. 내가 방문한 2018년 가을엔 축제가 열리는 기간은 아니지만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설치물이나, 프로젝트, 미술관들이 있어 아무것도 못보는 것은 아니다. 트리엔날레 기간에 방문하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보고 싶었던 몇 군데는 트리엔날레 기간과는 크게 상관없는 것들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비수기라 각종 비용도 저렴하게 들었다.

 

 

 

 

그래서 나오시마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나오시마는 일본의  수많은 섬들 중 그저 하나였던 섬이다. 지금은 주변의 다른 섬들과 함께 예술의 섬으로 정체성이 확실한 섬으로 과거 쇠퇴되어있던 섬의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사례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섬의 재생 성공에는 베네세 기업의 자본과 철학이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 철학으로 부터 이어져 물리적인 결과물들이 건축과 예술로 실현되어 섬의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건축과 미술,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 섬에 대해 알게되면 꼭 방문해보고 싶어지는 곳이며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나오시마에 세워진 건축물들 중 가장 많은 설계자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건축가인 안도 타다오이다. (관련 건축물 정보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1. 베네세 아트하우스 & 뮤지엄

2. 지중미술관

3. 이우환 미술관

 

나오시마의 터미널은 프리츠커 수상자인 SANAA에서 설계했고, 터미널 바로옆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설치물이 있으며, 또 한 켠에는 소우 후지모토의 파빌리온이 놓여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건축물과 설치물 등의 작품이 섬 곳곳에 있다는데, 안가고 싶을 수가 없지.

 

 

 

 

다카마쓰 시내에서 배타러 가기

 

 

다카마쓰 시내는 전철도 다니고 버스도 다니긴 하지만 숙소위치와 목적지의 동선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일단 버스경로는 내가 갔을 당시 구글맵에서 제공을 하지 않았다. 버스도 타보고 싶어 나중에 물어물어서 타긴 했지만, 안내 해주시는 분도 지도를 보면서 경로와 맞는 버스를 찾는 것을 굉장히 어렵게 해내셨다.

 

숙소였던 도미인 다카마츠 호텔에서 다카마츠항까지는 걸어서 가는 방법을 택했다. 

 

직진으로 쭉 걸어가면 항구가 나올테지만, 모로가도 항구로만 가면된다고.. 우리는 길을 이리저리 꺾으며 걸어갔다. 

 

미니스탑을 지나면 우동가게

 

그냥 단층건물 전체를 편의점으로 쓰는 곳이 많은 일본. 그게 또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미 아침 8시배는 무리데쓰로 판단하고 10시 배를 타기로한 우리는 항구에 거의 다왔다 싶을 때쯤 미니스탑을 발견했고, 허기진 배를 채워보기로 했다. 도착한 첫날 저녁은 라멘을 먹었으니, 명색이 사누키 우동의 본거지니까 편의점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에 우동집이 있나 찾아보기로 했다. 기지를 발휘한 동생덕분에 미니스탑 바로 뒤쪽에 우동집이 있다는 것을 캐치하고 (가이드북 '3데이즈 인 다카마츠'에 소개된 집이었다) 그 곳으로 갔다.

 

 

셀프로 주문하는 우동

 

가게 이름은 메리켄야 다카마츠에키마에점(めりけんや高松駅前店)

'메리켄야 다카마츠역앞점'이라는 우동집이었다.

셀프형 우동가게로, 가격이 매운 저렴한 편이었다. 고기들어간 기본우동만 먹으면 430엔.

 

메리켄야 우동영수증 (소고기우동+야채튀김)

 

 

각자 먹어보고싶은대로 담아온 우동들

 

각자의 취향으로 선택한 우동들.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라 아무 우동집이나 들어가도 다 맛있다고 하지만, 여기는 저렴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실망 방지를 위해 음식점에 들어갈때는 큰 기대를 하지않고 들어가는 편인 나로서는 양도 적지 않고 맛도 꽤 괜찮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원래 그런건지 몰라도 튀김의 상태도 괜찮았고. 

 

맛있게 먹고 배도 채웠으니 다시 항구로 걸어갔다.

 

다마카츠항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고속정 타는곳 과 왼쪽에 페리 타는 곳으로 건물이 나누어져 있다. 어짜피 일본어, 영어, 한글로 다 적혀있으니 해멜 필요는 없고, 각자 맞는 배를 타는 곳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티켓을 예매한 것도 아니고 뭘 타야하는지는 모른채 갔던 우리는 잠시 당황 했었다..

 

정신을 차리고 페리터미널로 가서 다카마츠-나오시마 왕복 페리티켓을 끊고 배를 기다렸다.

 

다카마츠-나오시마 구간 왕복 페리티켓

 

티켓은 원래 왼쪽에 두 장이 더 붙어 있다. 갈 때 한장 뜯고, 올때 한 장 뜯은 후에 찍은 사진이라 총액이 적힌 마지막 장만 남았다.

 

 

올리브가 적힌 것을 보니 저 배는 아마도 쇼도시마 가는 배.

 

 

 

쿠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 땡땡이가 그려진 배가 다가오는 모습. 배 옆에는 히라가나로 나오시마(なおしま)가 적혀있다.

 

 

자 이제 배타러.

 

 

 

 

배 안은 굉장히 쾌적하다.

 

 

 

좌석의 종류도 다양함.

 

 

 

바깥 풍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신주가 안보인다는 정도..?

 

 

 

나오시마 도착!

 

 

 

나오시마에 입성.

SANAA에서 설계한 터미널이 우리를 맞이한다.

 

 

얇은 지붕과 얇은 기둥. SANAA에서 설계한 건물과는 첫 만남이다.

 

 

 

정말 얇고 가늘어서 이 바닷가 바람에 어떻게 안날아가고 서있을 수 있는지 신기.

 

 

 

 

 

 

 

 

쿠사마 야요이 배와 호박

 

 

 

버스에도 땡땡이 호박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소우 후지모토가 디자인한 파빌리온. 2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오시마의 28번째 섬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었다고.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보는 각도 마다 모양이 달라 재미있다.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SANAA와 디자인 스타일은 다르지만 소우 후지모토도 얇은 철제를 잘쓰는 건축가 중의 한명이다. (소우 후지모토의 HOUSE NA 방문기록 참고) 약한 바람에도 숙~ 하고 날아갈 것 처럼 생긴 파빌리온은 튼튼하게 고정 시켰다는 느낌없이 어떻게 잘 감춰둔 것지 감도 안올정로도 잘 만들어져 있었다.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

굉장히 튼튼함.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안에서 보는 바닷가 풍경도 재미있다.

 

 

 

 

Naoshima Pavilion by Fujimoto Sou (2016)

 

 

 

하이샤

나오시마의 오래된 빈집을 갤러리고 바꾸는 프로젝트인 '이에(家) 프로젝트'중의 하나인'하이샤'

 

 

 

 

Naoshima Hall by Shinbuichi Hiroshi

가부키 공연장이자 주민들의 커뮤니티 시설인 '나오시마 홀'. 일본 전통 건축물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현대적인 마감방식이 사용되었고, 특유의 묵직한 형태로 인해 그 존재감이 엄청났다.

 

그리고 저 지붕에 저 엣지 어쩔...

 

 

켜켜이 쌓인 천장의 목재 마감은 경이로울 정도의 마감이었다. 미적인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기능을 위한 디자인으로 내부의 뜨거워진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바람길의 역할을 하여 내부의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창을 내었다.

 

 

 

바닥에서 띄워놓은 건물의 바로 아래쪽에만 굵은 돌멩이들을 깔아놓은게 특별해보여서 찍었다. 특별히 다른 장치없이 경계를 만들어주는 방법. 

 

 

 

웰컴센터 같은 곳이었다. 쉴 수 있는 의자도 있고, 기념품도 판매중

LC체어와 SANAA의 토끼체어가 있다.

 

 

 

 

 

 

기괴하게 생긴게 있다.

여긴 나오시마 포트 터미널. 작은 배들이 거치는 작은 항으로 다카마쓰에서 테시마에 갈때 여기를 들렸다가 간다.

근데 저 기괴한게 터미널이라니. 더 놀라운건 설계자가 SANAA.

 

 

안에서 올려다보면 이렇게 생겼다.

 

 

 

 

시멘트 블럭으로 만든 화장실은 매우 깔끔함.

이 작은 시골에 규모도 작은 터미널임에도 장애인 화장실로 계획되어있다.

바닥 단차없이 화장실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신기한 부분. 참나..

 

 

 

이렇게 깔끔하기 있냐고...

 

 

 

 

따뜻한 기후 덕분에 올리브나무가 종종보인다. 탐스러운 올리브들.

올리브 좋아한다면 근처에 있는 쇼도지마 방문도 추천드립니다.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학교가 독특하게 생겨서 찍었다. 나오시마 초등학교. 궁금해서 가까이서 보고 싶었지만 배시간이 임박하여 다시 자전거 페달을 굴렸다.

 

 

 

해질녘의 터미널.

중간에 서있는 거울역할을 하는 철판이 빛을 반사시켜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배를 타고 다시 다카마쓰로.

 

 

 

 

 

 

즐거웠다...!!!

 

 

 

 

 

지중미술관도 봤음.

 

지중미술관은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 많아서 사진이 많이 없는 관계로 포스팅에서 뺐습니다.

 

반응형

R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