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의 디테일 발견하기
지난 주말, (드디어)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에 다녀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설계로 건물이 세상에 공개 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아모레 퍼시픽의 용산 사옥은 문을 연지 4년이 흘렀음에도 처음과 같은 상태로 관리 되고 있었다.
4년전 이 곳이 문을 연지 얼마 안되어 방문했을 때는 1층 로비의 인포데스크도 공사 중이었고, 미술관도 들어갈 수 없었던 터라 나중에 가야지, 나중에 가야지 하며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가게 된 지하의 미술관.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멋진 공간이었다.
커다랗고 하얗기만한 공간이 뭐가 멋진데요? 라고 하면 그 커다랗고 하얗기만한 공간을 깔끔하고 딱 떨어지게 만들기 위에 들인 공이 멋지기 때문인데요?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지만서도,, 나의 기억과 언어보다는 사진으로 기억을 떠올리고 곱씹는 편이 더 낫기 때문에 몇몇 변태적인 디테일들의 사진을 찍어왔다. 몇 줄 더 덧붙이자면, 처음 방문때 같이간 친구가 건물안에 들어가기전에 “여기는 화장실 큐비클을 하이막스(LG에서 만든 인저대리석)로 만들었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해주어서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 공용 화장실을 다 들여다 봤더니, 큐비클이며 새면대며 거울(유리제외) 이며 정말로 다 하얀 하이막스길래 “와 돈이 좋다 좋아~”, “난 이거 디테일 못푼다. 내가 설계할땐 기성품 쓰는게 좋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미술관에 들어가보니 화장실의 하이막스는 귀여운 수준이었다는걸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지하 층고는 대략 4~5미터 정도로 보였는데, 이 공간이 전시 작품이 걸리는 벽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하이막스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락커룸이다. 본격적인 전시공간에 들어가기 앞서 짐을 보관하는 장소. 여기도 벽, 문짝이 전부 하이막스 이다.
하이막스 마감 특성상 면과 면이 만날때 단면부의 붙는 라인이 안보이기 때문에 마치 3D프린팅이나 조각처럼 보인다.
자세히 보면 안내 표지판이 놓여있는 바닥과 벽이 하나로 연결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짝도 당연히 같은 재료.
전시 공간의 벽체와 출입문의 경계부를 처리한 모습. 깰꼼 깰꼼.
통과 공간의 마감처리.
문 손잡이와 도어락 디테일.
물론 여기도.
그 외에도,
엘리베이터 내부.
소화기
등등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것 하나 신경쓰지 않은 것이 없는 공간이다.
전시공간외 건물전체에서 라인들이 딱딱 떨어지는 것을 살펴보면 계획자와 시공자 모두 치를 떨었을 디테일들이 굉장히 많다.
와 이것도 의도한건가? 하며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니 다른 사람들도 캐치 해내면 좋겠다.
+
이 책을 얼른 다 읽어야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텐데, 게으름 언제 고쳐지나.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설계 그룹의 아모레퍼시픽 그룹 본사 건물 건축 설계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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